조정래님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은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꼭 읽어야 하는 필독서들 중 하나입니다.
학교나 가정에서 나아가 사회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왜곡된 우리의 과거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친일파는 용서하면서 빨갱이 콤플렉스에는 몸서리 치는 이상한 국민들과 이렇게 되도록 뒤에서 조종하는 친일파와 그 후손들...
우리는 이런 모순적인 사회에서 살면서 조용히 그 들 속에 녹아들고 있습니다.
이런 우리들에게 경종을 울려준 사람이 조정래님이었고 그의 소설 '태백산맥'은 그가 던진 첫 번째 화두였습니다.
그는 '태백산맥'을 통해서 우리에게 말합니다.
빨치산은 단순한 빨갱이가 아니라 '그저 먹고 살고 싶었던 평범한 우리'일 뿐이라고...
갈수록 가중되는 수탈 속에서 나무껍데기 조차도 먹지 못해 굶어 죽는 처자식을 보면서 '누구나 똑같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는 유혹을 이겨낼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요?
당시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퍼져나가던 사회주의를 가장 먼저 수용한건 지주들의 자식들, 식자층이었습니다.
시대 상황상 그들이 먼저 사회주의를 접하게 되는 건 당연하지만 그들이 사회주의를 수용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갈수록 빈부의 격차가 커진다고는 하지만 상당한 경제규모로 인해서 극빈층을 제외하면 매 끼니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현재 보다도 빈부의 차가 극심했던 시대였기에 돈의 중요성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을 그들이었습니다.
그런 그들이 사회주의를 수용했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굶어죽는 일이 다반사였던 당시의 농민들이 사회주의에 얼마나 쉽게 물들었을지는 안 봐도 뻔합니다.
게다가 북한에 동조한 농민들은 공산주의의 미래를 알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구소련과 동구권, 북한의 예로 공산주의의 폐해와 실패를 잘 알고 있지만 그 당시엔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음은 물론이거니와 배우지 못한 농민들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더불어 그들은 김일성의 야욕도 알 수 없었고 자신들이 이용당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깨닫지 못합니다.
실제로 남로당은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얼마 안되서 숙청을 당하고 빨치산들은 휴전협상에서 제외되면서 철저하게 이용만 당하고 버려지지만...
김일성이 어떤 사람인지는 알기는 커녕 농민들 중엔 그를 본 사람도 없었고 그들에겐 '잘 먹고 잘 산다'라는 말이 중요했을 뿐 사상자체는 상관이 없었습니다.
요컨데 작은 삶의 여유조차 없는 열악한 환경속에서 그들이 '잘 먹고 잘 살수 있다'는 사상을 따라간 건 당연한 결과이면서 이 나라가 그들에게 강요한 선택일 뿐입니다.
그들이 예측하지 못한 미래와 북한이라는 존재는 그들이 판단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단지 잘 먹고 잘 살고 싶었을 뿐이었지만 시대의 흐름속에 철저하게 강요당하고 이용당하고 죽어갔을 뿐입니다.
'태백산맥'을 덮는 순간 조정래님의 속삭임이 들려옵니다.
언제까지 그들의 손에 놀아날텐가? 당신은 그 당시 그 자리에서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